국내 첫 ‘귀어학교’ 를 가다
국내 첫 ‘귀어학교’ 를 가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07.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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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해양과학대학에 2개월 실무형 집중교육과정 개설돼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귀어학교가 문을 열었다. 해양수산부와 경상남도는 지난달 22일 오전 경남 통영에 위치한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지정된 ‘경상남도 귀어학교’의 개교식을 개최했다.

개교식에는 한경호 경상남도지사 권한대행, 마대영 경상대학교 부총장, 김무찬 경상대 해양과학대 학장, 장충식 경남 귀어학교장, 통영 관내 수협 조합장, 귀어학교 입학생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귀어학교는 귀어 희망자나 어촌에 정착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기숙사 등에 거주하며 어선어업, 양식어업 등 현장 중심 어업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기관이다. 기존에 해양수산부와 지자체, 한국어촌어항협회 등이 귀어인 지원을 위해 각종 교육훈련과 컨설팅 프로그램을 추진해왔으나, 교육기간이 짧고 단편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약2개월(8주)에 걸쳐 실무형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귀어학교의 개설은 귀어인들의 안정적인 어촌 정착을 유도해 활기찬 어촌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경상남도 귀어학교 제1기 학생들과 주요인사들(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장충식 학교장, 김영춘 장관, 김무찬 학장). ⓒ박종면


수산업 1번지 통영서 다양한 현장실습

해수부는 실제 현장경험을 통한 성공적인 어업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귀어학교 개설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2016년 6월에 첫 귀어학교로 경상대학교를 선정했다. 경남지역은 연근해 어업과 굴 양식어업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귀어 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경상대 해양과학대학은 국비 5억, 지방비 5억 등 총 10억원을 투입해 교육시설 개선, 교육기자재 구입, 기숙사 보수공사 등 귀어 관련 전문 교육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이날 개교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귀어학교 운영에 돌입했다.

경상대 해양과학대학은 수산·해양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기관으로서 어업·양식·가공·유통 분야의 유능한 강사진, 60여 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해양생물교육연구센터와 생활관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실습교육을 위한 30톤과 1,000톤급 실습선, 선박 항해·기관 시뮬레이터도 갖추고 있다. 경상대 해양과학대학은 우리나라 수산업 1번지인 통영에 위치하고 있어 교육생들에게 다양한 수산분야의 현장실습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어업·양식업·가공업·유통업 등 이수

경상대 해양과학대학은 오랜 기간 동안 수산인을 양성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귀어 희망자에게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상남도 귀어학교의 교육생들은 어업, 양식업, 가공업, 유통업 등 귀어에 필요한 이론교육(4주)과 현장 체험실습(2주), 선도어가 등을 통한 위탁교육(1주), 분야별 귀어 전문가와 전문교수들을 통한 토론 및 심화교육(1주) 등 총 8주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주요 교육내용은 △어촌 실태와 귀어자의 자세, 해양환경 오염 등 일반교과 16과목, △수산업법의 이해, 소형어선의 조종과 해상안전 등 어업교과 20과목 △양식장 환경, 종자 생산 등 양식 14과목 △어획물의 위생관리 등 수산가공 8과목 △수산업의 회계 등 수산물 유통 4과목 등 총 62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경상대학교 이상경 총장은 이날 입학식에서 마대영 교학부총장이 대독한 환영사를 통해 “교육생 여러분이 새로운분야로 도전,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귀어를 통한 어업창업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우리 대학을 찾아주신 것에 대하여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현재 우리나라 어촌은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귀어학교 교육생 여러분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8주간의 교육을 무사히 마친 후 꼭 귀어를 해 꺼져가는 어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고, 살기 좋은 어촌건설에 동참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 김영춘 장관이 김무찬 학장과 장충식 학교장의 안내를 받으며 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유능한 인재, 새 활력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귀어희망자들이 이론 교육뿐 아니라 현장중심의 집중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경상남도 귀어학교를 개소하게 됐다”고 말하고 “바다에서 정직한 땀과 노동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귀어인들을 응원한다. 첫 귀어학교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어촌에 정착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해수부는 국내 최초 체류형 어업기술 교육기관인 경상남도 귀어학교의 개교식 행사를 통해 귀어귀촌 정책 홍보와 관심을 유도한다는 계획이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경상대학교에 이어 충남 수산자원연구소(2017년)와 전남 해양수산과학원(2018년)을 귀어학교로 각각 선정했으며, 준비작업 등을 거쳐 향후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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