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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침식과 현장적응형 표사순환시스템 구축

기사승인 [581호] 2018.09.14  22: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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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의 기술집단 구축돼야

[현대해양]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이자 접점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밀고 당기면서 연결고리가 되기도 하고 단절의 벽이 되기도 한다. 연안역, 해안선은 바다에서 가장 민감하고 생산성이 크다. 땅에서도 가장 가치가 큰 공간이다.

도시로 항만으로 어항으로 도로로 경관지역으로 땅과 바다의 물길을 연결하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역은 특히나 많은 기술적 산업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해왔다. 그 중에서도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태동해 성장한 해안공학의 중요한 과제는 이곳에서 시작됐다.

수많은 홍수와 범람, 하구 대도시의 수재(水災)는 산업사회 대량물류시대의 도시화가 만든 새로운 재해의 상징처럼 되어왔다. 하구역의 하천과 해양의 상호작용에 의한 하구수리, 강으로부터의 모래 유입, 그리고 표사문제 즉 하구의 폐색과 도류제의 건설, 침식과 퇴적 문제가 연안역 관리의 핵심요소과제의 하나로 등장한다.

연안을 이용하는 산업화 선진국으로 들어가면서 피할 수 없는, 가지고 살아야 할 현대의 새로운 병을 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연안역을 자연 그대로 보
전하거나 이용밀도를 낮추어 주면 덜 하겠지만 말이다.


표사의 제어

표사의 제어문제는 내륙의 치산치수, 댐 등 수자원 관리 및 하천관리시스템과 연안의 방재 이용시스템이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하는 시스템, 변화인자 및 요소에 적응하는 모래-퇴적물들의 반응을 진단하고 치유하는 것이다. 이 표사의 제어에 필요한 사회적 경비를 최소화하면서 모래가 만드는 연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국가적 과제로 등장한지 오래다.

그 중에서도 연안침식에 의한 백사장 유실, 호안의 붕괴 등 재난대책에 치중하는 1차원적 응급대응에 집착하다보면, 표사의 순환시스템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보면, 소모적 비용을 키우는 대책이 반복될 수도 있다.

이 표사의 순환 시스템은 협역, 광역적 공간시스템과 태풍 등 극단적 외력조건에 의한 단기적 재난과 계절적, 장기적 시간 스케일과 연계돼 해양환경적 요소와 육지환경적 요소가 체계적으로 연동돼야 한다. 그래서 이 문제는 좋은 기술자가 좋은 기술요소를 현장에 따라 융합하면서 적응성이 탁월한 시스템을 구축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침식

바다로 유입된 이후의 표사문제는 연안의 파랑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안 파랑의 제어문제와 직결된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처럼 계절에 따라 북풍계열과 남풍계열의 바람에 의한 파랑의 방향이 변화하면 연안의 표사운동은 연안방향을 따라 내려가고 올라가는 반대방향의 움직임을 보이며, 유입원과 유출지역의 조건이 안정적이라면 큰 문제없이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왕복 운동하는 표사운동 등 안정적 표사운동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인위적 지형변화 즉 항구-방파제-호안-하구 도류제 등의 건설은 파도의 방향과 크기를 변화시키거나 모래의 이동을 차단하면서 표사의 평형을 파괴하고 국소적인 침식과 퇴적-매몰이 만드는 재해를 유발하는 것이 전형적이다.

지형이 비교적 단순하고 외해와 연결된 동해안은 어항이있는 곳마다. 강의 하구역마다, 그리고 호안도로가 있는 곳마다 나타나는 연안침식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침식은 구조물의 안전, 침수, 월파 등 연안재해의 직접적 요인으로 민감도가 크다. 그래서 늘 더 큰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퇴적-매몰에 의한 재해, 유지준설이 필요한 항구관리상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보통 침식과 연동하여 일어나는 퇴적과 매몰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1차적인 대책비용이 침식보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그리고 아직도 우리는 이 퇴적과 매몰을 침식대책과 연계하여 건강한 표사순환시스템을 구축해 낸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낸 경험이 미천하다.

▲ 궁촌항 건설로 모래 퇴적, 침식


해역조건과 표사순환 메카니즘

우리나라와 같이 동해, 서해, 남해의 해양특성이 판이한 해역조건과 표사순환 메카니즘을 시 공간적 스케일까지도 면밀히 고려하면서 국소적 극단적 재난조건과 장기적 순환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관련된 기술, 미비된 기술에 대한 기술적 대안들을 종합하고 융합해 시행착오가 아니라 딥-러닝의 과정으로 진단과 사업의 계획, 시행, 그리고 모니터링과 평가결과가 피드백 되는 장단기적 치유시스템이 현장마다 해역마다 협역, 광역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모든 국소적 사업 하나하나도 이 그랜드디자인과 시스템의 통제 아래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단위 사업 하나하나로 계획되고 끝나는 시스템, 순차적으로 하나씩 해결하는 방재-복원사업의 형식만으로는 소모적 요소가 너무 많다. 작고 크고의 문제가 아니라 해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표사의 순환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 고, 표사의 평형을 효율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해역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부산 기장군의 좌광천과 어우러진 임랑해수욕장과 인근 어항의 매몰문제 등은 주민주도형의 민관협업 소규모 사업형태로 건강한 표사환경을 만들기에 참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좌광천의 표사유입이 건강하고 주변 어항의 매몰-유지 준설과 연계한 샌드바이패스공법의 적용성이 크기에 해수욕장 인근의 표사순환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협업시스템의 개선과 보완

연안역에서 특히 어항-항만 등의 확장, 방파제의 확장 등과 연계한 표사문제는 항구의 유지관리를 위한 시스템과 주변의 표사순환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업무의 협업을 체계화해 효율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지속적이고 책임있는 협업체계 관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주
민 주도형이 원칙이지만, 새로 출발하는 어촌어항공단(한국어촌어항협회) 등의 공공기관이 협업주관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해가면 공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앙-지방정부의 행정, 전문가, 이용자, 어민, 주민, 항만관리자 등등이 협업의 주요 파트너가 될 것이다. 나라다운 나라, 앞서가는 나라의 연안관리정책 현장에서는 늘 이 협업시스템의 개선과 보완이 화제가 된다.

모든 기술자가 자유로이 적용 가능한 기술을 이야기하고, 시스템구축에 도움을 준다. 거기에 이용자-주민-NGO가 자유로이 참여하면서 정책의 세련도를 높여가고 있다.


진정한 협업관리자가 있어야

해안침식문제, 현장적응형 표사순환시스템 구축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을 끊임없이 그리고 다시 그려내는 진정한 협업관리자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이 곳 저 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지속적 유지관리시스템을 작동해 건강한 치유와 아름다운 해안공간-모래들의 노래를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이것이 산업사회 도시화가 만든 새로운 사회현상, 자연현상의 고질병을 치유하고 관리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이상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자들에게는 본질적 과제보다도 생각하지 않았던 부수적 과제가 고급 과제로 대두되는 것이 있다. 물을 가두고 사용하고자 댐을 건설하는데 댐의 안전한 건설기술은 충분한데 모래가 쌓여서 물의 양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댐의 하류는 모래가 부족해 깊게 파인다. 바다로 나가는 모래를 감소시켜 연안의 표사평형을 불안정하게 한다. 물은 충분히 가두되 모래는 흘러가게 하는 댐 건설기술, 물은 가두되 생태계의 단절이 없이 어류의 이동이 자유로운 댐 기술(어도 등)등이 문제의 기술로 등장한 지 40년이 넘었다.

항구의 방파제는 파도를 막아 달라고 했더니 모래를 가두고 차단하고 물의 순환을 방해해 썩어나게 만든다. 파도는 제어하고 모래와 물의 순환은 자유롭고 너무 높지 않아 시야를 막지 않는 스마트한 저천단방파제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기술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표사를 제어하는 구조물이나 시스템에도 그런 것이 많다. 돌제, T형 돌제, 해안제방, 헤드랜드, 잠제 등의 공법들, 최근에는 생태계친화형의 복합기능 표사제어구조물들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적용성을 주장하고 있다.

절대적인 공법이 없기에 이런 적극적인 대응공법을 반대하는 소프트한 공법 즉 양빈, 지반개선, 모래언덕, 모래차단막-숲 등으로 구조물의 최소화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강하다. 다양한 관점의 기술들이 현장에 따라 그 적용성이 모두 다를 수 있기에 기술의 조합과 융합이 특히나 필요한 분야가 표사순환의 제어가 아닐까 한다.

요소기술의 개발과 적용성의 검증, 그리고 현장에 적합한 기술요소의 최적 융합에 의한 침식-매몰대책과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리고 지역사회의 공공성과 협업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집단이 구축돼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필자
가 주장하는 현장적응형 표사순환시스템구축의 이상론이다.

류청로 부경대학교 해양공학과 명예교수 hdhy@hdhy.co.kr

<저작권자 © 현대해양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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