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후 변화 역대 최악의 해
2023년, 기후 변화 역대 최악의 해
  • 지승현 기자
  • 승인 2024.04.0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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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해수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빙권 융해 중…

“2023년 지구 기후 상황을 보여주는 모든 주요 기후 지표가 인류에게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 
이 지표는 과거 기록을 훌쩍 뛰어 넘었고, 기후 변화의 가속화는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의 2023 세계 기후현황 보고서 발간 인사말 중

 [현대해양]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지난달 19일 2023년 기후변화 추이를 분석한 ‘2023 세계 기후현황 보고서(The State of the Climate in 2023)’를 발행했다.

이 보고서는 “△2023년은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였고, △해양열(Ocean Heat), 해수면 상승, 남극 해빙 손실, 빙하 후퇴 등의 과거 기록을 경신한 최악의 해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극도의 날씨가 사회·경제적 발전을 저해하지만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인류에 희망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기후 행동 실천”을 제시했다.


해양열(Ocean Heat)

해양열량(Ocean Heat Content)은 2023년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온난화 속도는 지난 20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고, 이는 계속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평균 계절 온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바다 온도를 보이는 해양 열파(Marine Heatwave)는 더 빈번해지고 강렬해져 산호초 및 해양 생태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루 평균 전 세계 해양의 32%에서 해양 열파가 발생했으며, 이는 종전 기록인 2016년 23%보다 9% 더 넓어졌다. 보고서는 북위 20°에서 남위 20° 사이의 전 세계 바다가 11월 초부터 폭염 상태(Heatwave Condition)였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북반구의 봄에 시작돼 9월에 정점에 도달한 후 연말까지 지속된 북대서양의 광범위한 해양 열파였다. 2023년 말에는 북대서양 전역에 걸쳐 심각한 해양 열파가 광범위하게 발생해 기온이 평균보다 3°C가량 높았다. 강한 해양 열파가 12년 연속으로 지중해 전반에서 발생했다.

그림 1. 1960~2023년 동안 수심 0~2,000m층의 2005~2021년 평균 대비 전 세계 해양열량 이상 현상(출처: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그림 1. 1960~2023년 동안 수심 0~2,000m층의 2005~2021년 평균 대비 전 세계 해양열량 이상 현상(출처: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해수면 상승(Sea Level Rise)

1993년 이후 위성 관측 기록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해양 온난화(열팽창)와 빙하·빙상의 융해가 영향을 미쳤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0년 간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첫 10년 동안 해수면 상승률 기록의 두 배를 넘어섰다.

그림 2. 3개월 평균, 고도계 기반 해수면 이상_1993~2012년 평균과 비교함(출처: Copernicus Marine Service)
그림 2. 3개월 평균, 고도계 기반 해수면 이상_1993~2012년 평균과 비교함(출처: Copernicus Marine Service)

빙권(Cryosphere)

2023년 2월 남극 해빙(海氷) 면적은 1979년 위성 관측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연중 최저치는 6월부터 11월에 발생했다. 9월 연간 최대 면적은 1,696만㎢로, 1991~2020년 평균보다 약 150만㎢ 작았고, 동 기간 제일 작았던 면적 대비 100만㎢ 줄었다.

북극 해빙 면적은 평년보다 훨씬 작았고, 2023년 연간 최대 해빙 면적과 최소 해빙 면적은 각각 역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로 작았다고 기록됐다.

빙상(Ice sheets)은 상당한 두께의 얼음으로 덮여 있고 면적이 5만㎢가 넘으며, 지형에 따라 막히거나 제약되지 않고 광대하게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가는 빙원이다. 지구 상 ‘그린란드’와 ‘남극’ 등 두 개의 큰 빙상이 있다. 두 빙상을 합쳐서 연간 빙상이 가장 많이 녹은 7차례 해(年)가 모두 2010년 이후였다. 평균 질량 손실률은 1992-1996년 연간 105기가톤에서 2016-2020년 연간 372기가톤으로 증가했다. 후기 질량 손실량은 전 세계 해수면을 매년 약 1mm 상승시켰다.

그림 3. 2023년 그린란드 빙상 녹는 상태(Source: Images and analysis courtesy of Thomas Mote, University of Georgia, and the U.S.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그림 3. 2023년 그린란드 빙상 녹는 상태(Source: Images and analysis courtesy of Thomas Mote, University of Georgia, and the U.S.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그린란드 빙상은 2022-2023년 수문년(水文年, Hydrological Year)에 계속 질량이 줄었다. 2023년은 그린란드 정상 관측소에서 기록상 가장 따뜻한 여름으로 기록됐고, 이는 이전 기록보다 1.0°C 더 따뜻했다. 1978년부터 2023년까지 위성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빙상은 2012년과 2010년의 극심한 해빙 시기에 이어 기록상 세 번째로 누적 해빙 면적이 넓었다.

빙하(Glaciers)는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오랜 시간이 지난 단단한 얼음층이 중력에 의해 마치 강처럼 흐르는 현상이나 지형을 말한다.

이 보고서는 2022-2023년 수문년의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빙하는 북미 서부와 유럽의 극심한 융해(Negative Mass Balance)로 인해 1950년부터 2023년까지 기록에서 가장 큰 빙하 손실이 있었다고 전한다.

유럽 알프스의 빙하 손실은 컸다. 스위스 지역 빙하는 지난 2년 동안 남은 부피의 약 10%를 유실했다. 북미 서부는 2023년에 기록적인 빙하 질량 손실이 있었는데, 이는 2000-2019년 동안 측정된 비율보다 5배 더 높았다. 북미 서부의 빙하는 2020-2023년 3년 동안 2020년 부피의 약 9%가 사라졌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비록 현재로서는 일시적일 수 있으나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 협정의 1.5°C 하한선에 이렇게까지 근접한 적이 없었다”며, “2023년에 우리가 목격한 것, 특히 전례 없는 해양 온난화, 빙하 후퇴, 해빙 손실은 우려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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